올해 PID는 섬유 산지 대구를 이끌어 가는 차별화 직물의 간판급 기업들뿐만 아니라 원사에서 원단, 특허소재 기업 및 의류수출업체들까지 가세, 한층 다양화된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스포츠웨어용 초경량직물을 생산하는 보광은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나일론66을 대체하는 신축성 있는 나일론6 제품을 선보여 각광받았다.

이 시장은 일본 도레이가 가장 앞서나가고 있으며 보광은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서 개발한 원사를 제직해 스포츠 및 아웃도어용 신축성 원단을 만들어 냈다. 작년 S/S용으로 국내외 7개 아웃도어사와 진행한 테스트 오더 결과 출시한 제품이 전량 완판 행진을 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회사측은 올해 20~30만 야드로 출발해 연간 200~300만 야드까지 오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광석 연구소장은 “이색효과를 내는 한층 업드레이드 된 니트용 원단도 올해 안으로 개발을 완료하고 시장 규모를 더욱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섬유 기술력 향상으로 해외 기업과 분쟁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하이테크 섬유를 모아 전시한 특허소재관도 눈길을 끌었다.

싼 값으로 치부되는 한국 섬유 소재의 제값을 받아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하반기 ‘프리뷰인서울(PIS)’에서도 특허소재관을 따로 선보이는 계획을 검토중이다. 업계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송섬유 신일호 대표는 “현재 특허 신청을 준비중인 품목이 있는데 당초 계획보다 빨리 출원을 끝내고 PIS에 맞춰 신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팬코는 직물 일색이던 PID에 유일한 의류봉제 수출업체 부스를 마련해 관심 받았다. 팬코 이건후 대표는 “니트에서 우븐까지 운신의 폭을 넓히고 내수 고객사들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참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팬코는 일본 수출 기업의 특성상 다품종 소량 생산을 강점으로 내수 사업 부문도 빠르게 커나가고 있다. 내수에서 작년에만 3000~4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영원무역은 PID 기간 동안 팬코 부스에서 원단과 제품단가를 협의하고 행사가 끝난 후 따로 본사를 방문해 추가 협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2회를 맞는 PID는 회를 거듭함에 따라 바이어 구성에도 변화가 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EU, 일본 등 기존의 바이어외에 20여개에 달하는 국내 내셔널 브랜드와 동남대문 바이어들의 등장이 그것이다.

특히 동대문 주류로 떠오른 중국 바이어들의 활동에 두드러졌다. 12회가 개최되는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PID에 참여한 경남섬유의 정철제 이사는 “2000년대 초반, 통역으로 중국바이어들과 함께 PID를 방문했던 중국 사람들이 이제는 사장이 돼서 직접 원단을 소싱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들은 동대문에서도 큰 손으로 떠올랐고 2~3년전부터 PID에서도 실질 구매 바이어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